대한민국 대표 문화축제로 자리 잡은 문경찻사발축제는 올해도 문경찻사발이라는 이름값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천년 도자의 맥을 잇는 찻사발 문화와 관광, 체험, 지역경제를 연결하며 전국 단위 축제로서의 존재감을 유지했다는 점은 분명한 성과다.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 증가와 외지 방문객 유입, 전통 다도·도예 체험 확대는 축제가 단순 전시형 행사를 넘어 ‘참여형 문화축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지역 도예인들이 축제의 중심에 섰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값싼 이벤트성 행사보다 문경 도자의 정체성과 장인 정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문경만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이다. 전통 장작가마 시연과 작가들의 현장 제작 과정은 다른 지역 축제와 차별화되는 문경찻사발축제만의 자산이었다.
그러나 축제의 외형적 성공만으로 만족하기에는 難題(난제)도 적지 않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부분은 콘텐츠의 반복성이다. 매년 비슷한 프로그램 구성과 동선, 익숙한 행사 진행은 재방문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 번 보면 다 봤다”는 평가를 극복하지 못하면 축제의 성장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젊은 세대와 관광 트렌드 변화에 맞춘 야간 콘텐츠, 미디어아트, 디지털 체험, K-전통문화와 결합한 새로운 기획이 필요하다.
교통과 편의시설 문제도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는다. 주차 혼잡과 일부 안내체계 미흡은 관광객 불편을 키웠고, 먹거리·휴식 공간 부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축제 규모에 비해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은 아직 약하다. 단순히 “보고 가는 축제”를 넘어 숙박·관광·지역상권 소비로 이어지는 체류형 경제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
축제의 국제화 전략 역시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문경찻사발은 충분히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문화 브랜드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 다국어 안내, 해외 홍보 콘텐츠 등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일본·중국 도자문화와 차별화된 ‘문경만의 이야기’를 세계에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결국 문경찻사발축제의 미래는 “전통 보존”과 “현대적 변화”를 얼마나 조화롭게 빚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전통만 강조하면 박물관형 축제로 머물 수 있고, 흥행만 좇으면 정체성을 잃게 된다. 문경의 흙과 불,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찻사발 정신을 지키되, 시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담아내야 한다.
축제는 도시의 얼굴이다. 문경이 가진 문화적 품격과 가능성을 전국, 나아가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제 ‘잘 치른 축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시 찾고 싶은 축제’로 만드는데 문경인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