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꿀 먹은 벙어리

송고시간 :2021년 9월 16일 목요일 17:01

스님들에게 꿀은 건강식으로 자주 애용됩니다.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각종 영양분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젊었을 때 정진에 몰두하다 몸이 냉해지신 자운 큰 스님도 치료제로 꿀을 참 좋아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인연으로 자운스님의 방에는 늘 꿀이 있었습니다.

해인사에서 살 때입니다.

저는 친구를 좋아했고 친구들이 자주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친구 여럿이 찾아와 스님의 꿀을 가지고 대중공양을 하고 말았습니다.

스님께서 돌아와 꿀을 찾으셨습니다.

꿀을 어쨌느냐?”

안 먹었는데요.”

먹지 않았다는 이 말을 믿으셨는지 스님께서는 빙긋이 웃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앞으로 대중을 거느리고 잘 살거다.”

스님께서는 이미 다 알고 계시는 듯 자비스런 미소로 이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사로 나누는 마음 또한 불가에서의 수행입니다.

우리는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보시한다는 말을 씁니다.

하지만 엄격히 말한다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공양 올린다는 표현이 옳을 것입니다.

우리는 공양을 통하여 우리의 복전을 더욱 넓힐 수 있습니다. 공양 받을 사람이 없다면 우리의 복전을 넓힐 수 없습니다.

내가 부자이니까 가난한 사람에게 보시한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들 가난하고 병든 사람이 곧 나의 복전이요, 부처님이라고 생각하십시오.

공양은 빈부의 귀천을 떠나 평등한 자리에서 벗에게 나누는 수행입니다. 나누는 사회, 서로 동지로서 따뜻한 나눔을 일상의 일처럼 아무 스스럼없이 자주 실천할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의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자운 큰 스님께서는 빈 꿀항아리를 보시고 그 속에 가득찬 대중들의 기뻐하는 얼굴들을 보셨으리라 여겨집니다. 혜총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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