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문경이 만난 작가 신이수】

홍 AD, 홍로 신이수 작가의 자연을 품은 도자·디자인 작품세계
송고시간 :2019년 4월 11일 목요일 14:01


문경시 신기동에 둥지를 틀고 문경전통찻사발축제 참가 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던 홍로요 홍로 신이수(몇해 전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겠다며 신경애에서 꽃을 피운다는 뜻의 이수로 개명했다) 작가가 7년전 남편의 고향인 상주시 이안면에 조성된 귀농마을인 녹동마을로 둥지를 옮기고 도자기와 더불어 조형미술, 금속공예 등 디자인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여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쾌청한 어느 봄날에 신 작가의 공방을 찾아 그녀의 삶이 녹아있는 작품세계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홍로는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요?

- 紅爐(홍로)紅爐點雪(홍로점설)에서 따온 것으로 우연히 스승의 연을 맺게 된 스님께서 주신 호입니다. 매사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작품활동에 매진하라는 격려이자 채찍이기도 해요.


언제부터 도자에 입문했는지?

무척이나 사연이 많습니다. 여러군데 학교를 옮겨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경대학교 도자기과에 입학하면서 도자기와 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다니다 그만 둔 건국대학교에 편입해 디자인조형대학 도자공예과를 졸업하면서부터 본격적인 작품활동에 들어갔습니다. 20여년이 흘렀네요.

 녹동마을 입구에 세워진 신이수 작가의 금속 공예

디자인의 주 콘셉트는 무엇을 추구하시는지?

- 디자인도 비주얼이 있는 콘셉트라야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의 취향을 최대한 살리면서 작품의 모티브는 자연에서 찾아옵니다. 자연스러운 선의 처리라든가 그래야 보시는 분들이 식상하지 않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으니까요.


도자기에서 디자인(조형물) 작업으로 주종을 바꾸신 이유는?

제 주 전공이 디자인조형입니다. 문경대학교에서 도자기를 공부하고, 구미의 모 공방에서 도자기 빚는 법을 또 배워 공방을 차렸지만 항상 갈증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도자에서 나타내지 못하는 저의 내면에 잠재된 끼를 분출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더 늦기 전에 디자인을 하자해서 홍로요에서 아예 홍 애드로 간판을 바꿔버렸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일상의 행복이랄까? 만족이랄까? 스스로 작업을 하면서 천직이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물레를 돌리고 가마에 불을 지피고, 이 모든 것이 여자인 저에겐 사실 힘든 작업이지요. 그러나 가마속에서 춤을 추듯 넘실대는 불꽃과 그 과정을 넘어 매끈하게 잘 빠진 도자의 선과 고운 빛깔을 만나면 그간의 힘듦은 모두 잊어버린답니다.

조형물을 디자인 할 때도 마찬가지랍니다.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 숱한 고비를 넘어 제가 의도하는, 자연과 하나되는 작품이 나왔을 때의 환희심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그래서 그것이 행복이 아닌가 합니다.

소비가 되는 콘텐츠의 피드백은 어디서 얻는지?

관광상품이나 디자인 공모전 등에 많이 참가합니다. 입상하게 되면 대량생산 주문 등이 들어오는 계기가 되죠. 그렇게 피드백을 얻습니다.

몇년전 경상북도 관광상품 공모전에 출품했던 연적이 입상하면서 경북도의 선물용으로 대량 납품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신 선생에게 흙이란?

- 저에게 흙이란 가족의 이야기가 함축된 의미입니다. 어려서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의 딸로 태어나 흙이랑은 항상 가까운, 친숙한 사이입니다.

- 그래서 흙이라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어요. 주무르는 대로 돌리는 대로 내가 만들고자하는 모양이 나올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었지만 흙이 말을 듣지 않더라고요.

- 안고 어르고 보듬고 때론 한숨으로, 눈물로, 멍에처럼 일그러져 찢어진 가슴으로, 그렇게 흙과 내가 하나가 되어 살아온 세월이 어언 20여년입니다.

- 디자인으로 주 종목을 바꾸기 직전, 이곳으로 둥지를 옮겨오고 난 뒤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었지요. 무엇인가 빨리 만들어 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저를 못살게 굴었지요. 그래서 무턱대고 혼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 석달가량 갖은 고생 다하며 여행을 마쳤을 땐 본래의 제가 아닌 한 단계 더욱 성숙한 저를 발견했습니다.

- 그리곤 디자인으로 주 종목을 바꿨습니다. 더 늦기전에 나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끼를, 욕망을, 작품으로 마음껏 분출하리라 다짐하면서요.

신 선생처럼 도자기와 조형물 디자인 작업을 배우고 자신의 직업세계로 삼고자 하는 후학이나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는 시구절이 있습니다. 흙과 함께한 이십년이란 세월이 저를 더욱 성숙시켰습니다.

매사 나를 내려놓고, 욕심도 버린채 오로지 작품만 생각하는 삶을 살기를 권합니다.

나와 흙, 또는 디자인을 한몸이라 생각하면서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를 보태야만 비로소 開眼(개안)의 경지가 찾아 올 것입니다. 아직 저도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만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창작활동을 한다면 어느 때 인지도 모르게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에 들어서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신 작가가 권하는 차를 마시면서 신이수라는 여인은 흙과 평생을 같이할 수밖에 없는 팔자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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