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불타는 세상

송고시간 : 2017-10-12 오전 7:17:16

어떤 사람이 미친 코끼리에게 쫓겨 광야를 헤매다가 옛 우물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우물 속에는 마침 밖으로부터 등나무 줄기가 아래로 뻗어 있어서 그는 그 등나무 줄기에 매달려 몸을 숨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머리 위에서 검은 쥐와 흰 쥐가 번갈아 가며 그 등나무 줄기를 갉아 먹고 있었고 우물 벽에서는 독사 네 마리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물 바닥에는 한 괴물이 있어 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만 공포에 질려 떨고만 있었습니다. 그 때 등나무 줄기 위로 바라보니 벌집이 있는데 벌들이 날아다니다가 그의 입으로 다섯 방울의 꿀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는 이 꿀맛이 너무나 좋아 그만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우물의 바깥 광야에서는 지금 들불이 맹렬히 번져 등나무에 막 옮겨 붙고 있는데도 그는 달콤한 꿀맛에 취해 있을 뿐이었습니다.

세상이 불타고 있는 줄을 모르고 살아가는 중생들의 모습을 비유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 얼마나 섬뜩한 이야기입니까?

이 이야기 중 등나무 줄기는 바로 인간의 목숨이고 미친 코끼리는 세상의 무상함을 의미하며 다섯 방울의 꿀은 오욕락, 즉 재물-쾌락-식도락-명예욕-무사안일한 생활을 뜻합니다.

또한 들불은 늙음과 병고, 우물 바닥의 괴물은 죽음을 뜻합니다. 우리는 이런 세상에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달콤한 꿀맛에 도취해 진실하고 지혜롭게 사는 생활을 멀리하고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본래 가치 있는 삶은 쉽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남을 헐뜯고 비열하게 살면서도 재산과 권력을 이루고 살기는 쉽고 간편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깨어 있으며 깨끗한 영혼의 순결을 지키려는 사람은 힘이 듭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에게 세상은 진미를 가르쳐 줍니다. 혜총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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