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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설] '문경문화재단' 부활로 문경의 정체성 확립을
2026-08-20 05:01 송고 시사문경 mail admin@sisamg.com

    문화는 단순한 소비재나 관광의 보조 수단이 아니다. 한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을 형성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도시 자산'이다. 그러나 현재 문경의 문화 정책은 그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전임 고윤환 시장 시절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열망을 담아 어렵사리 출범했던 '문경문화재단'이 신현국 시장 취임 이후 문경관광공사에 흡수 통합되었기 때문이다.

    문화 정책과 관광 정책은 분명 궤를 달리한다. 관광이 외부 유입 인구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및 효율성 중심의 사업이라면, 문화는 지역 주민과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독창성·자율성 중심의 장기적 투자다.

    경제 논리와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두는 관광공사의 체제 아래서 문화예술 사업은 자연스레 후순위로 밀리거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일회성 이벤트 및 유원지형 행사로 변질되기 십상이다. 통합 이후 문경의 문화 현장에서는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지원 체계는 위축되었고, 문경만의 독창적인 문화 자원을 발굴하고 깊이 있게 연구하는 호흡 긴 기획은 찾기 어려워졌다. 문화 자율성과 전문성이 배제된 채 관광 사업의 종속물로 전락한 문화 행정은 결국 지역 문화 인프라의 황폐화를 초래한다.

    문화재단 부활은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자는 정쟁의 산물이 아니며, 전임 시장의 치적을 되살리는 문제도 아니다. 이는 문경의 문화적 생태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행정적 결단'이다.

    문화의 전문성과 자율성 회복이다. 독립된 문화재단이 존재해야만 지역 문화예술인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

    시민 문화 복지 확대이다. 관광객 중심의 시설 관리에서 벗어나, 문경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과 예술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도시 경쟁력의 원천 마련이다. 진정한 관광 경쟁력 역시 깊이 있는 지역 문화에서 출발한다. 풍부한 문화적 토대 없이 외형적인 관광 개발에만 매달리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

    단기적인 행정 효율성과 예산 절감이라는 명분으로 지역의 문화적 자존심을 꺾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문경시는 문화와 관광의 명확한 역할 분담을 인정하고, 문경문화재단 부활을 위한 공론화 장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는 한 번 무너지면 복원하는 데 배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든다. 문경의 장기적인 미래와 시민의 삶을 위해서라도 문화재단 부활이라는 결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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